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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기 암벽교실 수료기 (글:탄정호)
  글쓴이 : 탄정호     날짜 : 11-04-18 20:26     조회 : 5460    
제8기 암벽교실 수료기 (글:탄정호)
 
제8기 여름 암벽교실 수료기

탄정호 (학생장, 노력상)이런 저런 고민 끝에 암벽에 대한 책도 사보며 암벽등반의 지식을 얻으려고 애를 써 봤지만 곧 한계에 부딧쳤으며 암릉구간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실전 경험과 인수봉 정상에 서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결국은 등산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최대한 빨리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고 인터넷 이곳 저곳을 뒤지며 등산학교 여러 곳에 대한 정보와 교육방법, 동문회 구성 및 활동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김용기등산학교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특히 알찬 내용으로 가득한 홈페이지는 학교를 선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교육 1일째
8월 11일 새벽 4시 강릉을 출발해 집합장소인 우이동 도선사 매표소로 향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등산학교 홈페이지 사진을 통해서 사전에 숙지한 까닭에 구면같이 낮이 익다. 하나, 둘 교육생들도 모여든다. 교육생 모두가 모이자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각자 배낭을 메고 백운산장으로 이동을 하였다.
비내리는 백운산장 옆 공터에서 매듭법, 장비착용법, 확보방법에 대한 교장 선생님의 교육이 오전, 오후내내 계속 되었다. 저녁식사 후 21:00 까지 이론교육이 진행되었다.
22:00 정각에 산장의 불이 소등되며 1일차 교육이 끝을 맺는다.

교육 2일째
탄정호, 한관우씨가 확보를 보고있다.8/12일 2일차 오전에는 백운대 부근 슬랩에서 완경사와 급경사 슬랩 오르기 교육을 받았다.
슬랩은 45-70도 경사의 바위면으로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홀드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지지력을 더 얻을 수 있는 돌기부분을 찾아 발과 손을 잡은 후 균형을 잡으며 암벽을 오르는 기술이다. 바위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큰 모래, 즉 돌기부분을 찾는 기술로 비유되기도 하는 것으로 바위의 고수가 되면 발 디딜 곳이 눈에 훤하게 보인다고 한다.
사모님께서 능숙한 솜씨로 완경사 슬랩을 선등하여 확보물을 설치 후 후등자 확보를 보신다. 완경사 슬랩 구간은 별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완경사 슬랩 교육이 끝나자 조금 우측으로 이동 급경사 슬랩 교육을 받았다.
오후에는 다른(백운대 크랙) 교육장소로 이동 등반루트의 종류에 따른 확보물 설치방법, 선등자, 후등자 확보방법, 크랙등반, 침니등반, 페이스등반에 대한 실전교육을 받았다.
설치한 확보물의 지지력에 대한 테스트도 직접 해 보았다.
등반장비의 발달에 힘입어 고난이도의 등반도 가능하게 되었다는 강의에 이어,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선등하여 설치한 3개 루트의 확보지점까지 크랙을 따라 오르는 TOP로핑 등반교육을 받았다. 그래도 체력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팔힘이 요것밖에 안되다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팔힘이 빠지며 자일에 매달려 바둥거린다.
 교육생들은 습기를 머금은 크랙에 매달려 확보지점까지 올라 보려고 용을 써보지만 실패의 연속이다. 어떻게 해 조금 올라 보지만 금방 팔힘이 빠지며 자일에 매달려 바둥거린다.
자일에 매달릴 때마다 팔과 다리가 바위에 사정없이 문질러져 상처가 생긴다. 우측의 루트인 쌍크랙을 양손으로 쥐어뜯으며 올라본다.
크랙사이에 발을 끼우고 손으로 크랙이 떨어져라 쥐어뜯으며 겨우겨우 확보지점까지 올랐다. 동료 교육생들이 박수로 성공을 축하한다. 해냈다는 성취감에 마음이 뿌듯하다.
등반자가 오를 때마다 추락에 대비해 확실하게 확보를 보는 방법도 배웠다.

"등반의 실패는 있을 수 있지만, 확보의 실패는 용서받을 수 없다"
"등반은 확보에서 시작하여 확보로 끝나는 확보의 연속 과정이다" 는 교장선생님의 강의가 뇌리에 와 박힌다. 이렇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2일차 오후 교육을 끝내고 산장으로 돌아와 저녁식사 후 매듭법에 대한 교육을 수 차례 복습하였다.
산장 2층은 이용하는 등산객이 아무도 없어 우리교육생이 전세를 낸 격이다.
2층으로 오르는 침상 사다리에 로프를 걸고 매듭법 익히기에 교육생 모두가 열중이다.

교육 3일째
하강을 위하여...8/13일 3일차 오전에는 백운대 정상 밑 호랑이굴에서 인공등반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오버행의 호랑이 크랙을 능숙한 솜씨로 선등한 교장선생님께서 설치한 확보물에 자일을 걸고 도르래를 이용, 짐을 끌어올리는 방법과 주마(등강기)로 자일을 타고 오르는 방법, 오버행을 줄사다리를 이용해 등반하는 방법 등 인공등반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과 실습교육을 받았다.

 주마를 이용해 자일을 타고 올라보았지만 생각대로 쉽지는 않았다.
오를 때는 그런대로 올랐지만 확보용 볼트에 걸려있는 슬링에 자기확보를 해야 하는데 잘되지 않는다. 등반루트 이름은 "동양길" 이란다.
인수봉은 60여 개의 등반루트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난이도에 따라 구분되는 루트는 등반자들이 자기의 실력에 맞게 선택하여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3일만에 동양길로 물바위를...
 동양길 4피치까지 오르며 선등자 확보, 후등자 확보 및 재밍, 스태밍, 레이백 등의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며 암벽을 오르는 방법을 교육받았다.
물기를 머금은 바위가 미끄러워 교육생들은 추락을 거듭하며 4피치까지 어렵게 올랐다.
동양길은 중급자 루트로 4피치까지 길이는 100m 정도 되어 보였다.
추락할 때마다 손과 발을 최대한 이용 바위에서 다치지 않도록 방어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경험이 없는 교육생들은 추락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자일을 잡게 된다.
그러다 보니 바위는 사정없이 팔과 다리에 상처를 낸다.

그러나 내일 인수봉 정상 등반을 위해서는 거처야 하는 과정이란다.
바위벽을 기어오르다 뒤돌아보니 까맣게 보이는 절벽에 붙어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공포감이 엄습해 온다. 내가 무엇을 얻겠다고 사서 이 고생이란 말인가?
그냥 워킹산행이나 하면 되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으로 가고 싶은 갈등이 생긴다.
나의 확보를 보고 계시는 사모님께서 자기확보를 했으니 편하게 쭉 뻗으라고 하지만 왠지 자꾸만 불안하다. 혹시나 확보줄이 끊어져 황천객이 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자꾸만 뇌리를 스친다.

교육 4일째
동양길을 마치고 하강...8/14일 교육 4일차 드디어 인수봉 정상등반에 나섰다.
실전 암,빙벽 1년 과정을 받고 있는 교육생들도 참가했다.
나는 의대길을 등반하기로 했다. 의대길은 서울대 의대생들이 개척한 중급자 코스라고 했다.
강사님의 선등에 이어 나의 등반차례가 왔다. 재밍, 스태밍, 레이백 등 그동안 배운 모든 기술을 동원하며 바위를 오른다. 비교적 커다란 좌측사선 크랙을 만나 레이백과 재밍 동작으로 처음에는 조금 수월하게 오르는가 쉽더니 곧 크랙이 손가락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작아진다. 사선크랙 너머론 까마득한 절벽이 눈에 들어온다.
몸을 크랙 우측으로 최대한 붙이며 손은 당기며 발은 미는 레이백 기술로 오르라고 먼저 등반해 나의 확보를 보고 계시는 사모님께서 알려준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발로서 미는 곳이 적당하지 않아 자꾸만 미끄러져 팔로서 바위에 매달리는 꼴이 되다보니 곧 힘이 빠지며 팔에 마비가 온다.
등반용어로 펌핑현상이 온 것이다.

떨어져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감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힘을 다했지만 잠시 후 스르르 크랙에서 손이 빠진다.
순간 공포감이 엄습한다. 이대로 떨어져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감이....
그러나 놀랍게도 나는 살아 있었다. 생명줄인 자일이 나를 안전하게 지탱해 주고 있었다.
1m 가량 추락하며 자일이 팔뚝을 스치니 상처가 생긴다.
두번이나 추락하며 어렵게 올라 자기확보를 한 후 쉴 틈도 없이 바로 후등자 확보에 들어갔다. 숨이 턱에 와 닿는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직벽에 볼트가 적당한 간격으로 박혀 있어 볼트 머리를 밟고 다음 볼트를 잡아 당겨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오른다. 일명 볼트 따먹기란다.
강사님은 즐거운 듯이 능숙한 솜씨로 선등한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써가며 악을 쓰며 페이스 구간을 오른다. 비 오듯이 땀이 흐른다.
숨은 곧 멎을 것 같이 거친 호흡을 몰아쉰다.
어렵게 간신히 페이스 구간을 오르니 귀바위 바로 밑이다.

드디어 인수봉 정상에 도착!!
815광복절, 졸업등반을 마치고 인수봉에서 기념촬영.그토록 오르고 싶었던 인수봉 정상, 4년 전 백운대 정상에서 부러움 반, 두려움 반으로 바라보았던 인수봉 정상을 내가 오르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건너편으로 백운대 정상이 보인다. 많은 등산객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지금 인수봉에 있는 우리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내가 4년 전 백운대 정상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며 느꼈던 그런 감정을 그들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워킹이 아닌 암벽루트를 타고 인수봉 정상에 올랐다는 희열이 남다르다.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서면으로 하강을 시도했다.
하강길이는 60m 정도로 백운대와 인수봉이 갈리는 고갯마루였다.
모두가 안전하게 하강을 마친 후 산장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 후 교장선생님의 배려로 간단한 막걸리 파티를 하였다. 파티가 끝난 후 잠을 청하니 4일차 교육이 끝을 맺는다.

교육 5일째
8/15일 교육 5일차 졸업등반으로 인수봉을 올랐다.
암,빙벽 실전교육팀도 전날 저녁에 산장에 도착했다. 강사님들도 여러명 보강되었다.
새벽 5시에 취사를 시작하여 8시30분 인수봉 크로니길 출발지점에서 출발하여 "인수B"루트를 하고 정상에 올랐다. 어제보다는 조금 쉬운 길이라고 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어제보다는 조금 자신감이 붙는 것 같았다. 고도감에 대한 공포심도 조금 덜한 것 같았다. 장비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고도감으로부터 오는 공포심을 덜게 하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면서 클라이머가 되어 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제8기 졸업등반을 축하하며 동문 선배들이 삼페인을 터트리고 있다...정상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한참을 기다리니 우리의 졸업등반을 축하하러 여러 길로 등반한 동문들이 하나둘 모이니 수십명이 되었다. 함께 휴식을 취하며 기념촬영도 하였다.
어제까지 계속 흐렸던 날씨가 오늘따라 쾌청하다. 고추잠자리가 하늘을 어지럽게 맴돈다.
정상 북사면 흙이 있는 곳에는 이름 모를 노란 야생화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아름답게 피어있다.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어제 하강했던 코스로 하강을 했다.
하강 후 올려다보니 사람이 많은 관계로 자일 다섯동을 동시에 내려 하강을 하고 있었다.
참으로 인상적이였다.

졸업식을 마친 후 도선사 매표소까지 하산한 후 차를 나누어 타고 모처로 이동하여 간단한 회식을 한 후 강릉으로 돌아오니 밤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목표를 향한 출발점" 이라고 했다.
기회와 시간이 된다면 12월쯤 시작되는 빙벽학교에도 입교해 빙벽에 대한 기술도 체험해 볼 계획이다.

제8기 졸업생 탄 정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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