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한국의 암벽>…
대한민국의 '흔한…

의령 신반리 암장
인수봉대보수사업
 
 
 
  제15기 중급실전반 수료기 (글:이현상)
  글쓴이 : 이현상     날짜 : 11-04-18 21:08     조회 : 5982    
제15기 중급실전반 수료기 (글:이현상)
 
 쾅! 쾅! 쾅! 낙찰
 이현상씨등산이라고는 결혼 후 단 한번 가본 겨울철 대청봉이 전부인 나에게
어느 날 신랑이 암벽등반을 같이 하자고 한다.
우리 둘 다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올 때라 아무래도 무슨 운동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신랑이 총각 때부터 하고 싶었던 운동이라 해서 일단은 리스트에 추가…
이곳 저곳 신랑이 열심히 웹 서핑을 하면서 얼마나 나에게 세뇌를 시켰는지..
나중에는 당연히 해야 할 것 같은 착각까지 일으켰다.. ^^
그래 이왕 할거 하고 싶은 걸로 고르자 ….
쾅! 쾅! 쾅! 낙찰

교육 첫날… 백운대 슬랩…
암벽등반교육 첫날.
새벽 일찍 일어나서 점심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하고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집을 나선다.
도선사 매표소 앞에 집합 후 백운대로 출발.

정말로 난 죽자 살자 올라갔다. 정말 열심히 올라갔는데.
드디어 백운대산장에 도착. 선배 한 명만 우릴 기다리고 다들 교육장으로 이동했단다.
헉 이럴 수가.. 내가 북한산 등산한 것 중에 정말로 최단시간에 도착을 했는데.
다들 발에 모터들을 달았는지 원.

물병에 물만 채우고 바로 교육장으로 올라갔더니 다들 장비착용하고 기다리고 있다.
우리 도착하자마자 교육이 시작됐다.

처음은 매듭법 열심히 배우고 또 집에서 연습해 가서, 교장선생님이 하는 말씀 다 알아듣는다고 혼자서 뿌듯해 했던 것도 잠시, 점심 먹고, 잠깐 이론교육하고 바로 바위 타란다. 흠.
동기들도 하는데 뭐.. 할 수 있을 줄 알았지 흑흑!! 여기서 나의 좌절은 시작 되었다.
한발 물러서서 보던 바위와 바로 밑에서 보는 바위가 이렇게 다를 줄이야.

발을 믿고 일어서라는데, 앞서 출발한 분들 도대체 어딜 딛고 또 어딜 잡고 올라가셨는지.
바위에는 잡을 곳도 없고, 내 눈에 보이는 잡을 것이라곤 줄 밖엔 안 보인다.
열심히 미끄러지면서 또 위에서 열심히 끌어올려(!) 주셔서 올라서긴 했지만, 온통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냥 안개다.

슬랩등반 교육 후 크랙코스로 장소를 이동했다. 헉, 이것은 보기만 해도 더 무섭다.
너무나 가볍게 올라 줄 거시는 교장선생님과 강사님들, 음, 그리고 낑낑거리면서도 오르는 동기들
아~~~ 다 할 수 있나 보다.. 나도 한번 해보지 뭐.. 혹시나 가 역시 나로 끝났다..
흑흑.. 난 중급이 아니고 초급인데.. 교장선생님께서 아무래도 착각을 하신 것 같다..

교육 둘째 날… 인수 대슬랩..
오늘의 교육은 루트등반을 통한 시스템 연습…
조 편성하고 각 조별로 강사님들 따라서 출발. 부부는 같은 조에 안 넣어주신단다.
난 1조 흠흠 가만 보니 강사님 이하.. 같은 조 동기들 모두들 한 덩치 하는 사람들만 있다.. v^^v
우리 조는 인수대슬랩에서 교육이 진행되었다.
백운대슬랩보다는 경사가 조금 완만해 보여서 약간의 안도감 과 "어.. 오늘은 암벽화가 바위에서 안 미끄러지네.. 크크.." 믿음이 조금씩 생기는 듯한 자신감. 역시 교육의 힘이다.
자신 있게 몇 번 왔다 갔다 하고 오후엔 동양 길로 이동하여 2피치를 톱로핑으로 오르라고 하는데. 1피치까지는 어찌어찌 갔는데. 밴드는 어찌 넘어가 누.
혼자서 얼마나 끙끙거렸는지. 바위야 바위야 제발 좀 누워다오.
마지막으로 여정길가서 몸풀고 가자 하시는 강사님의 말씀이 헉.. 나를 두 번 죽이시는 구나. 재미있겠다 하시며 자신 있게 붙으시던 아주머니. 우와. 멋지다. 그 용기에 박수를 "짝~ 짝~ 짝~"
마지막으로 교장선생님의 여정길 등반시범. 역시 멋지시다.

교육 셋째 날.. 인수봉정상..
오늘은 인수봉 정상 등반 날.. 일주 전부터 가슴이 어찌나 콩닥거리는지
음.. 인수봉정상은 졸업등반에만 가는 줄 알았는데.. 역시 15기에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가 보다.. 덩달아 나도 뿌듯! 뿌듯!
이번에도 역시나 난 1조.. 교장선생님과 한 조..
좀 쉬운 코스로 올라 가신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인수봉에는 쉬운 곳이 없는 듯 싶은데.
인수대슬랩에서 출발해서.. 우정A길.. 역시 쉬운 길이 아니여..
한 피치 한 피치 오를 때마다 두려움과 긴장감을 풀어주시던 교장선생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덕분에 오를 때 마다 다르게 보이던 하늘과 가을 단풍을 잊을 수가 없다.
드디어 인수봉 정상. 우와 믿기지가 않는다. 내가 인수봉정상에 오르다니.
밑에선 까마득하게만 보이던 곳을 내가 밟고 서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벅차 올랐다.
가진 자의 오만이랄까. 인수봉정상에서 바라보던 백운대. 크크.
역시 그곳을 향해 혼자서 한번의 미소를 날려주고. 또 우리 조가 가장 먼저 올라왔다는 자만심. 푸하하하~~~
잠시 후 한 명씩 한 명씩.. 얼굴들이 사색이 되어서들 올라온다.
긴장감과 성취감 다들 스스로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이제는 올라왔으니 내려갈 일만 남았다.
하강…!! 역시 하강도 무섭다.

교육 넷째 날.. 낙화암..
 15기 인수봉 정상에서 찰칵!오늘은 인공등반을 배우는 날……
신랑이 인공등반은 더 재미있고, 잡을 것도 많다라는 말에 조금은 위안을 삼고
낙화암으로 출발.
역시나 더딘 나의 발걸음 때문에, 또 낙화암에 제일 꼴찌로 도착했다. 끝까지 민폐를…… ^^;
인공등반에 대한 이론수업을 하고 점심시간 룰루랄라 따땃한 라면국물 먹으니깐.. 추웠던 몸도 녹고.. 오후 교육 시작..
교장선생님께서 주마링은 그냥 아파트 계단 오르듯이 오르면 된다는 말씀에 힘을 얻어 "그래 오늘은 좀 의욕적으로 한번 해보자" 다짐을 하고..
"자 할 사람들 빨리빨리 오셔요..", "저요!! 저요~~"
한쪽에선 주마링을.. 또 한쪽에선 프리클라이밍을.. 음.. 보니깐.. 주마링이 조금은 쉬워 보이는 듯싶어서.. 강사님께 주마링 사용법 배우고.. 한발 한발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헉. 어렵다… 그리고 무겁다.
밑에서 볼 때와 다르게 고도감도 있고.. 발이 허공에 있으니 온몸이 뻣뻣해 진 것 같다..
내려가려면 오르는 수 밖에…… 위에서 교무님께 하강준비 배우고.. 하강..
우와.. 해냈다.. 손에 힘주고 하강을 하는데.. 무언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 당긴다..
엥~~~ 이런 이런 하강기에 머리카락이 끼었다.. 분명 신랑이 머리카락 조심하라고 그리 신신당부 했건만..
" 머리카락이 끼었어요……-.-; " 밑에선 교장선생님이 자일 잡아 주시고. 난 허공에 매달려 있고. 다른 줄로 김 계동 선생님이 올라온다. 안타까운 듯 한마디..
" 줄사다리 밟고 한번 일어서봐요.." 내 몸 무거운 것이 이렇게 한탄스러울 수가..
" 안 되는데요.. "
" 그럼 잘라요.."
" 예 " 싹둑~~~ -.-; 아~~ 내 머릿속의 가벼움이여..
동기들이 주마링도 하고.. 프리클라이밍하는 모습도 보고.. 오늘은 왠지 동기들 얼굴이 많이 상기되어 있는 것 같고.. 많이들 편안해 보이는 얼굴들이다..
자신감에 차있는 모습들.. 보기 좋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황국훈 선배와 심재웅반장의 프리클라이밍. 멋지다.. 짝~~ 짝~~ 짝~~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난 역시 삼손이었나 보다.. 그럼 나의 데릴라는 김계동선생님…?????

교육 마지막 날.. 졸업등반..
 어느새 졸업등반.. 왠지 설렘과 섭섭함이 드는 아침이다.
내 스스로가 기특하기도 하고. ^^
오늘은 마지막이니깐.. 좀 잘해보자.. 아자~~ 아자~~ 아자~~
오늘의 조는 2조.. 김홍례선생님과 한 조다.. 괜시리 걱정이다.
쉬운 길로 가신다 하시는데.. 어느 수준이 김홍례선생님에게는 쉬운 길일까.
오늘의 루트는 크로니길.. 크랙도 있고.. 슬랩도 있고.. 발 재밍도 해보고.. 나름대로 손잡을 곳도 찾아보고.. 오르려 했지만.. 역시나 당겨요 소리가 먼저 나온다. ^^
" 어머 여긴 어떻게 해요.. 어딜 잡아요.. 어느 쪽으로 가요.." 참 말도 많다.
내가 가는 길이 어느 길이고 어떻게 올라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무조건 내려가기 위해서 정상을 향해 기를 쓰고 올랐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우리 동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보이는 신랑의 모습도 보이고. 괜시리 든든해진다.. 흑흑.. 보기만 했는데도.
제일 늦게 인수정상에 도착했다..
모두들.. 점심들도 먹고.. 편히 들 쉬고 있는 모습이 눈이 들어왔다..
나는.. 헉헉.. 물 좀 주세요… 신랑이 날보고 올라오면서 비명 지르는 여자목소리는 다 내 목소리 같았다고 한다. 흥~~ 난 오늘 당겨요 소리밖에는 안 했는데.. ^^;
이젠 남은 건 하강뿐.... 그런데 하강이 또 무섭다..
나의 암벽등반 교육은 여기서 끝..

어쩌면 너무나 짧은 시간인데도..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워간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잘하시네요..' 이 격려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 말들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추억 소중히 생각하겠습니다..
끝으로 교장선생님. 교무님.. 선생님들. 선배님들.. 수고 많으셨고요..
제일 수고 많으셨던 우리 15기 동기들 파이팅 입니다…… ^^
15기 이 현상이었습니다..

제15기 실전암벽교실,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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