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한국의 암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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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세 인산가 회장의 '암벽 등반'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5-02-11 11:26     조회 : 4847    
 

[He 스토리] 길 만들어가는 巖壁(암벽) 등반처럼…

'소금은 나쁘다'는 편견 넘어 / 조선일보 기사     

[CEO가 말하는 내 인생의 ○○○] 김윤세 인산가 회장의 '암벽 등반'

사업에서 길이 보이지 않을때 작은 기회들 발판 삼아 전진… 암벽 오르듯 넘어설 수 있어
등반 전에 철저히 준비하듯 건강식품 사업도 '안전 제일'

소금을 덜 넣은 음식인 소위 '저염식(低鹽食)'이 대세가 된 요즘, 소금을 팔아 먹고사는 나에게는 하루하루가 사람들의 편견을 뚫고 넘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정제염보다 몸에 좋고 짠맛도 덜한 죽염(竹鹽)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소금이나 나트륨은 몸에 좋지 않다'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이제 한국에서 소금을 파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암벽(巖壁)으로 달려간다. 힘차게 바위를 오르다 보면 잡념이 싹 사라진다. 겨울에는 빙벽(氷壁)도 마다하지 않는다. 먼발치서 100~200m가 넘는 절벽을 바라보면 절대 오를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사이를 들여다보면 발을 디딜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아이스 바일'(빙벽 오를 때 쓰는 장비)로 찍어 오를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없는 길을 찾아 암벽을 오르다 보면 "죽염과 소금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도 이렇게 길을 찾다 보면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다시 생겨나곤 한다.

죽염(竹鹽)을 이용한 건강식품을 만드는 인산가 김윤세 회장이 빙벽(氷壁)을 오를 때 쓰는 장비인‘아이스 바일’을 들고 있다.
죽염(竹鹽)을 이용한 건강식품을 만드는 인산가 김윤세 회장이 빙벽(氷壁)을 오를 때 쓰는 장비인‘아이스 바일’을 들고 있다. 김 회장은 50대에 처음 암벽 등반을 시작한 이래 60세가 된 지금까지 매년 30여 차례 이상 암벽과 빙벽을 오르고 있다. /이태경 기자
그래서 매주 금요일 저녁이 되면 차를 타고 강원도·전라도·경상도·서울 등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名山)·명암(名巖)을 찾아다닌다. 암벽꾼들의 성지(聖地)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북한산의 인수봉, 경남 의령의 신방암, 전북 고창 할매바위 등 안 가본 바위가 없고, 안 올라본 빙벽이 없다. 설악산의 울산바위를 오를 때는 바위 위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2박 3일간 암벽을 탔다.

"그 나이는 오르던 암벽도 포기해야 해요"

내가 암벽 등반을 시작한 것은 52세이던 2007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고(故) 인산 김일훈>를 따라 지리산 자락에서 약초를 캐곤 했기 때문에 산이라고 하면 자신이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산을 자주 다녔다. 하지만 아무리 산을 좋아하고 자신이 있어도 높은 암벽이 앞을 가로막으면 방법이 없었다. 멀리 길을 돌아서 올라가거나 아예 산행(山行)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던 중 한 잡지에서 '암벽 등반 학교'를 소개한 기사를 읽었다. 어찌나 반가웠는지 바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연세가 그 정도면 오르던 암벽도 포기하셔야 하는 나이입니다"라는 말이었다. 여러 군데 전화를 돌렸지만 마찬가지 결과였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등산가 김용기씨의 '김용기 등산 학교'에서 승낙을 받았다. 하지만 "일단 가르쳐 드리긴 하겠습니다만, 항상 '안전'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하는 다짐을 몇 차례나 받아야 했다.

암벽·빙벽 등반은 길을 찾는 과정이다. 처음 거대한 바위를 보면 '이걸 어떻게 올라가지? 길이 어딨지?' 하는 생각만 든다. 그러나 포기해선 안 된다. 앞사람들이 간 길을 따라가거나, 바위 사이에 나 있는 작은 틈, 돌부리를 보며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빙벽을 오를 때는 아이스바일을 잘 꽂을 수 있는 튼튼한 얼음을 찾아서 올라간다. 이런 식으로 길을 스스로 찾아 오르다 보면 높이 200m가 넘는 설악산의 울산바위도 금세 오를 수 있다. 이는 사업에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작은 기회를 발판 삼아 성장해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8m 절벽에서 떨어지며 얻은 깨달음

암벽을 오를 때 로프를 느슨하게 묶거나, 발을 잘못 디디거나, 아이스바일을 잘못 찍기라도 하면 아래로 추락하기 십상이다. 암벽을 오르기 전에 안전장치를 점검하는 것은 등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암벽을 등반할 때는 서로 로프가 잘 묶였는지 확인해주는 '자일 파트너'가 있다. 목숨까지 맡길 정도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안전에 신경을 써도 사고는 일어난다. 서울 북한산 인수봉·백운대 일대에는 한 달에 한두 번은 암벽을 오르다 떨어진 산악인을 구조하기 위한 소방용 헬기가 뜨곤 한다.

나도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북한산이나 설악산처럼 큰 산도 아니었다. 집 뒤에 있는 함양 오봉산에서 불과 8m짜리 암벽을 오르다 실수로 떨어진 것이다. 당시 새로 산 로프를 테스트해보려고 혼자 연습 삼아 오르던 암벽에 갔다. 주위를 둘러보던 중 전에 눈에 띄지 않던 작은 바위 하나가 보였다. 혹시라도 거기 떨어지면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배낭을 바위 위에 올려두고 암벽을 올랐다. 8m짜리 암벽이라 쉽게 봤던 탓일까. 거의 꼭대기에 다다랐을 때 로프가 헐거워진 것을 느꼈다. '아차!' 하면서 손으로 로프를 움켜쥐었지만, 맥없이 풀려버렸다. 그 직후 내 몸은 '자유낙하'하는 물체처럼 아래로 떨어졌다. 그 짧은 순간 '여기선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야'라고 방심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아래에서 보았던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어이쿠, 저기 부딪히면 허리가 완전히 박살 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신을 놓아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이 사고에서 나는 큰 부상(負傷)을 당하지 않았다. 하늘이 도왔는지 바위 위에 올려놓았던 배낭 위에 떨어진 것이다. 큰 교훈을 얻은 작은 사고였다.

철저한 준비 후에 한 걸음 한 걸음… 사업과 비슷해

바위를 오를 때마다 내가 하는 사업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식품 사업과 안전은 떼어놓을 수 없다. 만약 우리 제품을 드신 고객이 건강이 나빠진다거나 문제가 생기면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한다. 믿고 로프를 맡기는 자일 파트너처럼 우리 제품을 고객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직원들에게도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신신당부한다.

길을 찾아 올라가는 것도 비슷하다. 처음 죽염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은 우리의 핵심 과제였다. 처음엔 죽염 산업에 대한 제도나 법규도 없었다. 죽염 생산 공장을 세우려 했더니 정부에선 "관련 규정이 없어 공장을 지을 수 없다"고 했다. 국회,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며 제도 개선을 요구한 끝에 공장을 짓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 사이에 만연한 '소금은 나쁘다'는 편견을 고쳐 나가는 길은 지금도 찾고 있다. 일반 정제 소금과는 구조 자체가 다른 죽염의 장점, 죽염을 활용한 건강식품의 효능 등을 알리면서 선입견을 고쳐가고 있다. 이 모두 지금까지 아무도 걷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찾는 것과 같다.

나는 올해 만 60세가 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벽을 오를 것이다. 사업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내가 암벽과 빙벽을 오를수록 더 많은 길을 찾고, 더 많은 기회를 얻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김윤세 회장은 누구인가?]

김윤세(金侖世·60) 인산가 회장은 국내 최초로 죽염(竹鹽)을 제품화한 기업인이다. 전통 의학을 연구했던 부친 고(故) 인산 김일훈 선생이 살아생전 의술에 대해 썼던 '신약'이라는 서적을 1986년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죽염 산업에 뛰어들었다. 대표 상품은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어 아홉 번 구운 죽염이다. 김 회장은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제거되고 짠맛도 덜하다"고 말한다.

경남 함양 출신인 김 회장은 인산가를 설립하기 전에 신문기자로 활동한 적도 있다. 불교신문에서 8년간 일하며 한국 전통 의학에 대한 기사를 썼다. 당시 경험을 되살려 인산가를 설립한 이후 1994년부터 한국 전통 의학을 다루는 월간지 '인산의학'을 발행하고 있다. 또 광주대학교 생명건강과학과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죽염의 효능을 알리고, 전통 의학의 우수성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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