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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산 선인봉 연대베첼로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6-01-07 09:04     조회 : 4066    

[고전 루트를 찾아서 | 도봉산 선인봉 연대베첼로]

개척된 지 46년 지났지만 여전히 인기 끌어

  • 글·사진 김용기  

제1피치와 제2피치의 직상 크랙이 루트의 하이라이트

1년, 12달, 365일 등반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산에 미쳤다고 말한다. 하지만 산과 등반이 바로 그의 인생이자 삶이다. 1975년 도봉산 만장봉을 올라가면서 암벽등반을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40여 년의 등반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중간에 몇 년 쉬었다가 산을 다시 찾게 된 곳이 북한산 수리봉이다.

그의 이름은 방의천이다. 인수봉 남면의 ‘거봉길’을 개척한 거봉산악회 회원인 그는 1986년 전국 해안선 도보일주(98박 99일, 3,992km)를 했고, 2005년에는 발해에서 뗏목으로 한국으로 이동하는 탐사대장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금은 실전등반 개인지도 방식으로 ‘길등반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제2피치 가파른 슬랩 구간을 자유등반하고 있는 방의천씨. 예전에는 이곳을 인공등반으로 했으나 요즘에는 프리클라이밍으로 오르고 있다.
제2피치 가파른 슬랩 구간을 자유등반하고 있는 방의천씨. 예전에는 이곳을 인공등반으로 했으나 요즘에는 프리클라이밍으로 오르고 있다.
수리봉에서는 그를 ‘방 대장’이라 부른다. 북한산 수리봉의 매력은 극도의 미세한 돌기를 잡고 오르는 슬랩으로 유명하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리봉으로 출근한다. 눈이 오면 빗자루로 눈을 쓸어내리고 바위를 올라간다.

수리봉은 슬랩 등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반질반질한 슬랩이 특징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니 바위의 돌기가 닳고 닳아 도대체 디딜 수 없다. 이런 슬랩을 수리봉의 로컬인 방 대장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돌파한다. 그의 등반모습은 아주 치밀하며 정교하다. 암벽등반은 고난도를 추구하고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동작을 연출하는 것은 또한 가치가 있다. 선인봉 ‘연대베첼로’를 같이 오르기 위해 후배인 방의천을 초대했다. 그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무브를 연대길에서 보고 싶어서다.

‘연대베첼로’는 1968년 김종철, 이만수, 이정범, 정연규씨 등 연세대학교 산악부회원들이 개척한 루트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미혼남들이 모여서 낸 루트로서 학교의 이름을 따고 베첼로(Bachelor)를 붙여 ‘연대베첼로’라는 루트이름으로 했다.

제3피치 출발지점에 확보하고 있는 취재진. 좌측부터 김홍례, 이지민, 방의천씨.
제3피치 출발지점에 확보하고 있는 취재진. 좌측부터 김홍례, 이지민, 방의천씨.
연대베첼로는 선인봉 전면의 ‘요델버트레스’와 ‘써미트길’ 사이로 정상까지 이어지는 루트다. 길이 194m, 총 5피치로 구분한다. 전체적으로 중상급자 수준으로 선인봉의 인기루트 중 하나다. 요델길과 10여 m의 적당한 간격을 두고 정상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크랙과 페이스, 슬랩, 인공등반 등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 루트가 개척된 지 46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인기 있다는 것은 그만큼 등반의 묘미가 있고 재미있다는 것은 보여 주는 것이다. 개척 당시 박았던 하켄들은 이미 다 썩어서 제거되고, 기존의 노후 된 일제 볼트(문고리 볼트)도 교체작업을 하여 지금은 비교적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다.

직상 크랙 오르는 묘미 남달라

1 방의천씨가 루트 초입부를 선등으로 오르고 있다. 출발부터 크랙으로 시작된다. 2 ‘연대베첼로’ 제2피치 양호한 크랙 구간.
1 방의천씨가 루트 초입부를 선등으로 오르고 있다. 출발부터 크랙으로 시작된다. 2 ‘연대베첼로’ 제2피치 양호한 크랙 구간.
취재를 위해 방의천, 이지민, 김홍례(김용기등산학교 강사)씨 등이 연대길로 등반하고 필자는 사진을 찍기 위해 요델길로 출발했다. 제1피치는 길이 40m, 난이도 5.8(크랙 구간), AO 구간으로 구분한다. 출발지점은 선인봉 전면 ‘요델길’과 ‘써미트길’ 사이로 올라가게 되며 요델길에서 20여 m 위쪽에서 시작된다.

좌측의 크랙을 이용해 오르면 미세한 크랙과 페이스 구간의 볼트 몇 개를 통과한다. 좌측 방향으로 볼트 몇 개를 인공 등반해 오르면 곧바로 오르는 직상크랙이 나온다. 이 볼트길 인공등반구간을 최근에는 자유등반으로 오른다. 자유등반하면 5.12a 등급은 된다고 방의천은 얘기한다. 옛날에는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m 정도 곧바로 오르는 크랙은 초입이 까다롭다. 암각이 불확실해 두 발을 재밍하면 안정되게 오를 수 있지만 발이 아프고 레이백으로 오른다면 불안하다. 이곳을 재미있게 오르려면 오른발을 약간 재밍하며 레이백하듯 밀어 주고, 왼발과 몸은 왼쪽 슬랩으로 중심을 이동해 반 레이백스타일로 오르는 방법이 좋다. 위로 올라갈수록 크랙은 완경사로 이어지며 암각도 확실해 쉽게 오를 수 있다.

방의천은 역시 부드러운 동작으로 제1피치 끝내고 “완료!” 소리를 크게 질렀다. 피치에 매달린 방의천은 이곳 크랙을 오를 때면 24세 때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 크랙 중간에 자라고 있는 노간주나무에 걸린 슬링을 잡고 오르다 슬링이 끊어져 17m를 추락했던 사고를 말한다. 그때는 끔찍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사실 제1피치는 예전에는 두 피치로 나누어서 등반했다. 크랙에 노간주나무와 하켄 등이 있었고 나무에 슬링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제2피치(42m)는 볼트길과 크랙으로 연결된다. 출발해서 써미트길 크랙 방향으로 약 5m 오르다 좌측 방향 볼트 4개를 인공등반해 직상 크랙으로 진입한다. 약 75도 경사의 20m쯤 되는 직상 벙어리 크랙이다. 크랙이 깊지 않고 암각이 벙어리여서 까다롭다. 양쪽 크랙 날개가 평면을 유지하기 때문에 손과 발을 재밍하면 안정되고 확실하다. 하지만 발 재밍을 하면 엄청난 아픔이 뒤따른다.

따라서 오른발은 살짝 재밍해 레이백 하듯이 밀어 주고, 왼발과 몸은 왼쪽 슬랩으로 나와 반 레이백스타일로 오르는 것이 좋다. 위로 올라갈수록 크랙은 완해지고 암각도 확실하고 넓어져 쉽게 오를 수 있다. 소나무 옆에서 제2피치를 끊는다. 사실 제1, 2피치의 직상크랙을 오르는 묘미가 연대길의 백미다. 중심 이동을 과감하게 좌측으로 해야 크랙의 암각에 손에 잘 걸리며 레이백 동작이 잘 먹힌다. 따라서 유연한 몸놀림과 부드럽고 과감한 동작이 중요하다. 크랙에 캠을 설치하며 오르는 기쁨 또한 크랙등반의 묘미다.

제3피치 밴드구간을 선등으로 오르고 있는 김홍례씨.
제3피치 밴드구간을 선등으로 오르고 있는 김홍례씨.
볼트 구간 자유등반도 가능

“야! 너 지금 거기를 프리등반으로 가는 거냐?”

“아~예, 요즘에는 프리등반으로 해요.”

선등으로 오르고 있는 방의천은 좌측 크랙으로 연결되는 볼트길에서 슬랩 등반 기량을 선보인다. 감탄의 탄성을 내뱉는 사이, 그의 동작이 갑자기 느려지며 눈동자가 빛을 내며 집중한다. 마치 표범이 먹이를 낚아채기 전 노려보는 모습이다. 얼굴이 슬랩에 닿을 정도로 납작 엎드려 부드럽고도 유연한 동작으로 모래알을 손가락 끝으로 강하게 눌러 잡고 한 발 한 발 움직이고 있다. 부드러운 동작, 침착한 모습, 집중하는 눈동자, 암벽화 발끝은 예리하게 모래알을 찍어서 문질러 딛는다,

마치 표범이 먹이를 잡기 위해 발소리를 죽이며 한 발 한 발 가볍게 내딛으며 천천히 움직이는 듯하다. 부드러우면서 때로는 강한 모습에 보는 이가 더 긴장하게 된다. 역시 멋진 동작이다. ‘바로 이것이 클라이밍’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듯하다. 사진을 찍고 있는 필자가 더 숨을 죽이며 셔터를 눌러댔다. 그 긴장된 순간의 모습을 잡아내기 위해서다.

취재등반에 참여한 등반자들. 뒷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의천, 김홍례, 지성복, 김경배, 이지민씨.
취재등반에 참여한 등반자들. 뒷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의천, 김홍례, 지성복, 김경배, 이지민씨.
볼트길을 돌파한 그는 크랙에서도 반 레이백스타일을 적용하면서 정확한 동작으로 올라간다. 어디 하나 흠잡을 수없는 완벽한 동작이었다. 46년 전 개척 당시 이곳 볼트길을 프리클라이밍으로 오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가능한 것이다.

제3피치(50m)는 최고난이도 5.11a이며 마지막 구간은 인공등반 구간이다. 페이스와 크랙, 슬랩이 부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박쥐길’ 소나무와 함께 선인봉에서 유이하게 살아남은 보물 같은 ‘연대길’ 소나무가 있는 곳이다.

이 소나무에서 좌측 밴드를 따라 이동한 뒤 직상한다. 밴드가 끝나고 약 8m 지점이 크럭스다. 미묘한 밸런스와 유연성이 요구된다. 이 구간이 5.11a이다. 이곳을 올라서면 부분적으로 양호한 크랙으로 이어지며 좌측 테라스 크랙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확보한다. 김홍례 강사가 제3피치는 선등자를 바꾸어 시원스럽게 끝낸다.

제4피치(27m)는 5.9 난이도로 좌측 턱을 올라서서 오르게 된다. 경사가 완만하고 양호한 크랙을 오른 뒤 확보한다. 제5피치(35m)는 난이도 5.8이며 상단부는 인공등반이다. 쉬운 슬랩을 곧바로 오른 뒤 볼트길로 연결된다. 연대길 역시 대부분 등반자들은 제3피치를 끝내고 하강한다. 제3피치에서 내려온다면 요델길을 따라 3회 하강으로 바닥까지 닿는다.

[그래픽] 선인봉 연대베첼로 개념도
도봉산 선인봉 찾아가는 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에서 하차한다. 시내버스는 141번, 142번(파란색 간선버스) 종점까지 간다. 도봉산역에서 큰 도로를 건너 상가지역을 통과해 국립공원 도봉분소를 거쳐 주 등산로를 따라 석굴암(사찰) 방향으로 간다. 30여 분 가면 도봉산장(도봉대피소)이 있고 산장 앞 삼거리에서 우측길을 따라 10여 분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측의 석굴암 방향으로 가면 된다. 석굴암 뒤편의 암벽이 선인봉이다. 도봉동 상가지역에서 약 1시간 20분 거리로 석굴암 뒤편에서 등반을 시작한다.

등반 길잡이

[표] 선인봉 연대베첼로 루트 개요
제1피치(5.8/A0) 40m, 페이스, 직상크랙, 슬랩. 제2피치(5.11a) 42m, 크랙으로 약 5m 오르다 좌측 슬랩을 거쳐 직상크랙으로 오른다. 제3피치(5.10a) 50m, 좌측 방향 밴드를 따라가다 크랙, 페이스로 이어진다. 제4피치(5.9) 27m, 좌측 턱을 올라서서 크랙으로 연결된다. 제5피치(5.8/A1) 35m, 슬랩으로 올라 인공등반한다. 연대베첼로는 슬랩, 페이스, 크랙으로 이어지는 총길이 194m의 중상급자 루트다. 대부분 제3피치에서 등반을 마치고 하강한다. 로프 60m 2동, 퀵드로 14개, 캠 1세트,  2인조 등반시간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야영은 선인봉 아래 지역 구조대 부근에서 할 수 있으나 국립공원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수는 석굴암(사찰) 300여 m 못 가서 우측에 위치한 ‘푸른샘터’에서 구할 수 있다.

필자 김용기

필자 김용기
설악산 4대 빙폭, 당일등반. 설악산 전국 빙벽등반대회 1, 2, 3회 연속 우승.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 프랑스 난이도경기 공동 1위. <한국의 암벽> 저자. <실전 암벽빙벽등반> 기술서 저자. 네파 종로점 대표. 김용기등산학교 교장.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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