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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봉 하늘길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6-05-03 09:12     조회 : 5807    

[고전 루트를 찾아서│북한산 인수봉 하늘길]

하늘길 가보지 않고 인수봉 올랐다 말하지 마라!

  • 글·사진 김용기  

인수봉 남면… 7피치, 190여m, 최고 난이도 5.10c

‘우두둑! 으악!’

‘줄 당겨! 우두둑!’

연거푸 서너 번을 사정없이 미끄러지면서 떨어진다. 밑에서 쳐다보는 갤러리들도 숨을 죽인다. 하지만 떨어지는 사람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밑에서 쳐다보던 일행 중 한 여성이 “오른쪽 발은 밀어 주고 왼발은 높게 디디고 힘껏 당겨”하며 큰소리로 주문한다. 하지만 등반자는 이미 맥이 빠져버린 모습이다. 위를 쳐다보면서 “줄 당겨!”를 외친다. 하지만 확보 보는 이가 힘껏 당겨보지만 요령이 없어서인지 줄이 팽팽해질 뿐이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니 여성의 입에서 “에이~ 씨”까지 나오며 열 받아 투덜댄다. 30여 분을 사생결단하고 나서 겨우 올라간다. 두 번째 등반자가 출발한다. 조금 전 등반자를 코치하던 사람이다. 이 사람 역시 알고 보니 똑같은 초보자였다. 앞서 올라가던 사람에게는 목소리를 높여 주문했지만, 정작 자신도 맥을 못 추고 몇 번을 연거푸 떨어하면서 겨우 올라간다. 이 광경은 일요일 ‘하늘길’ 첫 피치 수직크랙(바위가 갈라진 곳)의 모습이다.

제4피치를 오르고 있는 이지민씨. 거룡길에서 이어지는 대형밴드를 따라 우측으로 이동하는 쉬운 구간이다.
제4피치를 오르고 있는 이지민씨. 거룡길에서 이어지는 대형밴드를 따라 우측으로 이동하는 쉬운 구간이다.
인수봉 남면 하늘길 무대는 ‘클라이밍 배우’들이 실감나는 연극을 하듯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크랙에 붙어 있는 사람은 오르고자 하는 열정으로 힘을 써보지만 어디 그것이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몸은 따라 주지 않고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관객들이 한마디씩 한다.

“아이고! 저렇게 힘든 짓을 뭐 하러 하나. 저것이 그렇게 재밌나? 아주머니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위험하게 저런 짓을 해….”

인수봉 하늘길 첫 피치의 크랙 난이도는 5.10a다. 초보자들로서는 엄청나게 어려운 크럭스다. 더군다나 크랙등반 기술이 없으면 난이도는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앞에 선 대장은 뒤따라오는 사람의 실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 횡 하고 올라가 버리니, 뒤따르던 초보자들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실 등반이라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의 루트를 올라가는 것이 좋다. 무리해서 어려운 루트를 오르면 공포심과 두려움으로 재미도 없고 아픈 추억만 남게 된다. 그래서 초보자를 수십 명씩 줄줄이 데리고 올라가는 등반스타일은 가급적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제3피치 상단부 크랙 구간을 오르는 이지민씨. 이 크랙은 캠을 설치하면서 올라야 한다.
제3피치 상단부 크랙 구간을 오르는 이지민씨. 이 크랙은 캠을 설치하면서 올라야 한다.
인수봉 남면에 자리한 하늘길 첫 피치는 인기도 많지만 추락도 가장 많은 루트로 유명하다. 이 루트는 1969년 9월 우정산악회 박창규, 장경린, 강영택 회원 등이 개척했다. 우정산악회는 1969년 인수봉에 우정A, B를 개척했으며 9월에는 하늘길, 10월에는 서면슬랩, 선인봉 하늘길 등 수많은 루트를 개척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하늘길은 인수봉 남면에서 출발하며 총 7피치로 길이 약 190m, 최고 난이도 5.10c 평가되고 있다. 중상급자 루트로 평가하지만 인수봉에서는 최고의 인기루트로 꼽힌다. 1~3피치 크랙, 제4피치 슬랩이며, 제5피치는 크로니와 같이 올라가는 크랙, 6~7피치는 슬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피치는 총길이 23m, 난이도 5.10a다. 바닥에서 출발해 우측으로 3m 정도 트래버스한 다음 수직크랙으로 올라야 한다. 하늘길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이곳에서 출발하는 5m 수직크랙이다. 난이도는 5.10a이지만 많은 초보자들이 이 구간에서 추락을 경험한다. 특히 팔 힘이 빠져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1 하늘길 첫 피치를 오르고 있는 필자. 수직크랙의 난이도는 5.10a이지만 초보자들은 이곳에서 많이 추락한다. 2 제6피치를 오르고 있는 김홍례씨. 하늘길은 좌측 슬랩에서 피치를 끊고 슬랩으로 직상해야 한다. 크랙 끝부분의 크로니길 피치에서 확보를 했다면 이 크랙을 오르다 좌측 슬랩으로 진입해 노후된 볼트를 따라 올라간다.
1 하늘길 첫 피치를 오르고 있는 필자. 수직크랙의 난이도는 5.10a이지만 초보자들은 이곳에서 많이 추락한다. 2 제6피치를 오르고 있는 김홍례씨. 하늘길은 좌측 슬랩에서 피치를 끊고 슬랩으로 직상해야 한다. 크랙 끝부분의 크로니길 피치에서 확보를 했다면 이 크랙을 오르다 좌측 슬랩으로 진입해 노후된 볼트를 따라 올라간다.
수직크랙 출발점 우측에 1990년대 중반 설치한 볼트가 하나 박혀 있다. 이 크랙은 개척 당시 하켄을 박으며 인공등반으로 올랐다. 하지만 1980년대 자유등반 열풍이 불며 하켄은 제거되고 캠을 설치하며 등반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등반자가 캠을 설치하고 오르다가 추락사한 사고가 일어난 이후 당시 서울자유등반협회에서 볼트를 설치했다. 지금도 이 볼트가 없다면 많은 사고와 부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다.

크랙은 좌측으로 비스듬하게 누워 있고 각이 좋아 손가락 끝이 잘 걸린다. 하지만 수직벽을 이루고 있어 발동작을 잘해야 미끄러지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 이 크랙을 통과하는 동작의 핵심은 발에 있다. 오른발은 크랙 사이를 밀어 주고 왼발은 가급적 높게 디디며, 엉덩이를 왼발 쪽으로 앉듯이 힘을 실어 주면 왼발이 밀리지 않는다. 양팔은 크랙을 잡고 왼쪽으로 몸을 뉘이면서 반 레이백 자세를 하면 쉽게 갈 수 있다. 수직크랙을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큼직한 크랙과 완경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쉽게 오를 수 있다. 중간에 캠을 2개 정도 설치해야 한다.

제2피치를 오르고 있는 이지민씨. 마지막 구간이 5.10a이며 좌측으로 누워 있는 비교적 쉬운 크랙이다. 몸을 왼쪽으로 뉘이고 오른발을 크랙에 재밍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
제2피치를 오르고 있는 이지민씨. 마지막 구간이 5.10a이며 좌측으로 누워 있는 비교적 쉬운 크랙이다. 몸을 왼쪽으로 뉘이고 오른발을 크랙에 재밍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
제2피치는 길이 17m, 5.10a의 크랙으로 이어진다. 비교적 완경사에 좌측 방향의 사선 크랙이다. 크랙은 각이 좋아 군데군데 잡을 곳이 많고 마지막 상단 구간이 벙어리 형태로 크럭스가 된다. 전체적으로 몸을 좌측으로 뉘이면서 오른발을 크랙에 재밍하고 왼발을 밖으로 딛고 오르면 안정되게 갈 수 있다. 마지막 구간에 볼트 1개가 있으며, 크랙 초입과 중단에 캠을 설치하면서 올라야 한다. 이 크랙은 몸을 좌측으로 과감하게 뉘이고 오른발을 재밍하면서 오르는 것이 핵심이다.

제3피치는 길이 20m, 5.8 정도의 크랙으로 이어진다. 출발지점에 볼트 1개가 있고, 약 5m 지점에 두 번째 볼트가 있다. 상단부 크랙은 캠을 설치하면서 가야 한다. 전체적으로 홀드가 양호하고 크랙이 잘 형성되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제4피치는 길이 40m, 난이도는 5.8, 슬랩과 크랙으로 되어 있다. 거룡길에서 이어져 가는 큰 밴드(바위 띠)를 따라 오른쪽으로 거룡길 제2피치의 쌍볼트를 지나 곧바로 슬랩으로 오른다. 이후 우측에서 이어지는 크로니길과 만나게 되며 완경사 쉬운 크랙을 같이 이용하며 등반한다. 제4피치 확보지점 역시 크로니길과 같이 사용한다. 제4피치의 슬랩은 완경사로 이어지며 우측 상단부 크랙도 양호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제4피치의 확보지점은 약 1㎡ 넓이의 평평한 테라스로 되어 있어 편리하다. 이 피치 쌍볼트는 크로니길과 같이 사용한다.

제5피치는 길이 31m로 난이도는 5.10c로 평가한다. 크로니길과 같이 사용하며 크랙 마지막 부분에서 좌측 턱을 올라서서 피치를 끊는다. 5.6급의 쉬운 수직 완경사 크랙으로 마지막 부분의 좌측 턱을 넘어가는 것을 5.10c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턱을 올라서서 완만한 슬랩(40~60도)의 쌍볼트에서 확보한다.

제6피치는 길이 40m, 난이도 5.9로 평가한다. 이곳 제6피치는 전체 슬랩으로 올라야 하며 중간에 개척 당시 설치한 볼트가 있으나 노후되어 불안하다. 안전을 위해 볼트를 교체해야 할 지점이다. 예전에는 중간에 박혀 있는 쌍볼트에서 피치를 끊었으나 요즘에 한 번에 올라간다.

제7피치를 오르고 있는 필자. ‘하늘 길’의 마지막 피치다. 볼트 3개를 직상으로 올라가 좌측으로 이어지는 밴드를 따라가면 쌍볼트가 나오고 루트는 끝난다.
제7피치를 오르고 있는 필자. ‘하늘 길’의 마지막 피치다. 볼트 3개를 직상으로 올라가 좌측으로 이어지는 밴드를 따라가면 쌍볼트가 나오고 루트는 끝난다.
제7피치는 길이 20m의 마지막 슬랩 구간이다. 슬랩으로 이어지다가 쌍볼트에서 좌측 볼트 쪽으로 진입해 오르는데 이곳의 난이도가 5.10c로 어려운 구간으로 평가하고 있다. 곧바로 슬랩을 오르면서 볼트 3개를 통과하고 밴드를 따라 좌측으로 걸어간다. 밴드가 끝나면 이미 인수봉 정상 하단부가 되며 등반은 끝난다. 이곳에서 10여 m 서쪽으로 가면 서면 하강지점이다.

도봉산 인수봉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내려 버스 153번, 120번을 타고 우이동 종점에서 내린다.

승용차는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173길 504. 도선사주차장으로 간다. 도선사주차장(무료)은 30여 대의 주차공간이 있지만 휴일에는 복잡하다. 따라서 우이동 버스종점 아래  사설주차장(당일 1만 원)에 차를 대놓고 택시를 타거나 걸어서 도선사주차장까지 올라가야 한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합승택시를 이용한다면 올라갈 때는 1인당 2,000원, 내려갈 때는 1,000원을 받는다. 도선사주차장에서 백운대 방향으로 어프로치가 시작되며 인수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하루재를 넘어서면 경찰구조대와 국립공원사무실을 좌측에 두고 인수봉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도선사주차장에서 인수봉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된다.

인수봉 하늘길 개념도 / 루트 개요
등반 길잡이

하늘길은 길이 약 190m, 총 7피치로 구분된다. 최고 난이도는 제7피치 슬랩으로 5.10c로 평가한다. 하지만 제1피치 크랙에서 가장 많이 추락한다. 중급자 2인 기준으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늘길은 인수봉을 바라볼 때 남면의 중간쯤에서 출발한다.

등반을 마치고 서면으로 하강하는 것이 좋다. 60m 로프 2동을 이용해 한 번에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다. 로프 60m 1동으로는 위에서 볼 때 좌측 하강 라인을 따라 세 번에 걸쳐 하강해 바닥까지 갈 수 있다. 장비는 퀵드로 10개와 로프 60m 2동, 캠 1세트와 개인장비가 필요하다.

인수봉은 허가 없이 등반이 가능하며 암장 200m 아래에 야영장이 있다. 야영할 때는 허가를 얻어야 한다. 제21야영장에 경찰구조대가 상주하고 있다. 식수는 야영장 샘터에서 구할 수 있으나 마를 때도 있어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김용기
필자 김용기

설악산 4대 빙폭, 당일등반. 설악산 전국 빙벽등반대회 1, 2, 3회 연속 우승.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 프랑스 난이도경기 공동 1위. <한국의 암벽> 저자.

<실전 암벽빙벽등반> 기술서 저자. 네파 종로점 대표. 김용기등산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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